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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ia Reyes – Louder! (2017)

SHORT REVIEW

by 앙스트 2022. 2. 9.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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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팝보다 록/인디뮤직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까닭 가운데 하나는 기획사나 프로듀서에 의해 만들어진 가수보다 자생적 수순을 밟은 아티스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혹 이런 취향의 간극에도 불구하고 거부할 수 없는 유혹처럼 다가오는 팝 아티스트를 만나게 되기도 한다. 1995년에 태어나 이제 갓 스물을 넘긴 멕시코 출신의 소피아 레예스(Sofia Reyes)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10살 무렵부터 노래와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고, 그로부터 2년 뒤 작곡까지 했을 만큼 음악적 재능을 타고난 소피아는 유투브에 커버곡 영상을 업로드하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 그러다 남미 가수 프린스 로이스(Prince Royce)의 눈에 들어 신생 레이블과 정식계약을 체결했고, 그토록 고대하던 프로의 길로 접어들었다. 어찌 보면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스토리다. 그럼에도 레드오션 중의 레드오션인 팝 시장에서 소피아가 각별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뭘까?

 

그 답은 시시하게도 그녀의 목소리였다. 정확히 말해, ‘Llegaste Tú’에서 소피아가 들려주는 목소리! 단단한 느낌으로 올라가다 살짝 갈라지는 그녀의 음색이, 이젠 거의 잊혀진 러시아의 팝 듀오 타투(t.A.T.u.)를 소환한 거였다. 거기에 스페인어 노랫말이 안겨주는 색다른 매력은 묘한 끌림을 강화해주는 보너스다. (수록곡 전체를 들어봐도 보컬의 매력은 확실히 영어보다 스페인어로 노래할 때 더욱 부각된다.)

 

소피아의 데뷔작 <Louder!>에는 댄스-팝과 레게톤(카리브 음악과 레게 리듬을 혼합한 도회지 풍의 라틴음악), R&B, 어쿠스틱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가 망라돼있다. 앨범에 힙합과 발라드, 댄스, 심지어 록까지 모두 우겨 넣고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보았다고 했던 한때 우리 가요계의 모습이 떠오르긴 하지만, 원래 순수한 팝 뮤직이란 게 엄격히 장르를 따지기보다는 진부해도 듣기 좋으면 그만인 용광로 같은 것이니 굳이 흠잡을 대목은 아니다.

 

소피아의 시원스런 음색과 가벼운 EDM 터치,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래퍼 위신(Wisin)의 목소리가 조화를 이룬 ‘Muevelo’,가 첫 테이프를 끊고, 명랑한 레게톤 넘버 ‘De Aqui A La Luna’는 가볍게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자신을 알아봐준 멘토인 프린스 로이스와 함께한 ‘Solo Yo’, 그리고 ‘Your Voice’는 지나치게 진부한 R&B 발라드지만, 그럼에도 계속 귀를 잡아 끄는 노래들이다. 앨범 타이틀과 같은 ‘Louder! [Love Is Loud]’는 여름철을 겨냥한 아이돌 걸그룹 노래처럼 들린다.

 

처음부터 끝까지 샤키라(Shakira)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Conmigo (Rest Of Your Life)’는 독특한 매력은 없어도 싱글로서 상당히 강력한 흡입력을 지녔다. 물론, 게스트로 참여해 캐시 캐시(Cash Cash)와 함께한 ‘How To Love’ – 아마 알게 모르게 이 노래는 자주 들어봤을 것이다 도 향후 소피아의 커리어에서 빠지지 않고 언급될 곡이다. 글이 너무 길었다. 요는 이렇다: 소피아 레예스의 <Louder!> = 여름에 듣기 좋은, 다소 이색적인 느낌의 팝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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